ㆍ작성자 퍼온글
ㆍ작성일 2015-03-10 (화)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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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학생의 혜원 신윤복 선생 '기다림' 그림 감상문

기다림

 

기다림04.jpg

 

 

 

어느 대학생의 그림 감상문

 

이번 레포트는 나에게는 너무나 생소한 주제라고 할 수 있었다. 솔직히 난 예술 쪽 문화생활은 영화밖에 모르는 대학생이고 이번 환경과 미술수업은 대학생활 처음으로 듣는 예대수업이다. 그렇다고 메마른 감정의 소유자는 아니다. 평소에 영화를 보고 난 후 그 영화에 대한 여운이 오래 지속되고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렇지만 미술작품은 그저 나와는 상관없다는 생각밖에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고, 미술가의 이름도 유명한 미술작품도 익숙하지 않은 나에겐 하나의 작품선정이란 문제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게 며칠을 이런 저런 작품을 찾아보고 나의 감정을 실어보려고 했지만 그저 형식적일 뿐 나의 감정을 흔들리게 하는 작품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신윤복 선생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고 보자마자 나의 눈에 들어오는 그림 한점이 있었으니 바로기다림이란 작품이었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고 사람들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은 작품이지만 은은하게 배어 있는 매력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지금 레포트를 쓰고 있는 시각은 자정이 막 지났고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다. 그런 분위기에서 기다림이란 그림 한 점이 눈에 들어오고 있고 그래서 점점 가슴속엔 왠지 모를 아련함과 그리움이 계속 솟아올라 감성적으로 변화하는 것 같다. 사실 그림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지라 이 멋진 그림을 보고도 할 말은 없다. 그냥 버드나무아래 저 여인네의 얼굴 옆선이 너무 고와서.....담장에 뒷짐 지고 기대서 발을 까닥이고 서있는 모습이 너무 쓸쓸해서......너무도 소박하고 서정어린 여인네의 하염없을 것만 같은 기다림의 모습이 안타까워서......그림 전면에 물든 은근한 색깔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래서 그래서 좋다.

 

기다림을 그린 신윤복은 김흥도와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명한 화가라고 알고 있다. 김홍도로부터 영향을 받은 신윤복은 김홍도에게서 받은 영향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변화시켜서 그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창안하여 김홍도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풍속화의 대가가 되었다. 신윤복이 살던 시대는 봉건시대였기 때문에 신윤복의 그림은 그 당시 풍기문란하게 보였을 것이다. 김홍도는 주로 서당의 모습이나 씨름판의 장면 등 일반 평민의 삶을 그려내는 반면 신윤복은 미인도와 단오풍정과 같은 여인내들이 등장하는 조선시대의 유교적 가치관과는 동떨어진 그림들을 그렸다. 양반과 여인의 그림을 그렸던 이유는 계급사회의 불평과 그에 해당하는 양반들이 향락에 빠져있는 모습을 조롱하기 위함이었다. 즉 풍자화적 성격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의 성적 본능을 보여주기도 하고 한량과 기녀들의 풍류를 비롯한 남녀 간의 로맨스를 주로 소재로 삼았다. 그래서 그의 작품 중 대다수의 작품들이 알려지지 않은 것이 주류이다. 이렇게 풍자적인 성격으로 그린 그림들이 그 당시에 유교적 예의를 중시하는 양반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을 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아마도 양반들의 눈살을 찡그리게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그러나 난 신윤복 선생에 대해서 또한 선생이 그린 그림들에 대해서 사회적 상황을 조사하고 알아본 과정에서 이 기다림의 작품은 뭔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아비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아낙네의 모습이 과연 뭘 풍자한다는 말인가? 그러나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 수 있었다. 이 그림의 진짜 주제는 '여염집 아낙''땡중''불륜'이라는 것이었다. 여인이 뒤에 들고 있는 것은 중이 쓰고 다니는 '송락'이라는 모자인데 여인이 중의 모자를 들고서 모자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이라 했다. 정말 충격이 아닐 수 없었고 그림 속 여인에 대한 배신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신윤복 선생의 그림 성향을 알았기 때문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난 이 작품을 내가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으로 여전히 간직하고 싶다. 내가 느낀 첫 느낌은 아름답고 소박한, 지아비를 너무나 잘 섬길 것 같은 여인이 성실하지 못하고 술만 먹고 기생집이나 들락거리는 남편을 동구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에게 그렇게 모질게 하고 왠수 같은 서방이지만 부부의 연을 맺은지라 무조건 적인 사랑을 하는, 어머니와도 같은 모습이 내가 이 그림을 보는 첫 인상이었다. 얼굴묘사가 정확히 되어있진 않지만 작품의 느낌만으로도 여인의 근심이 느껴지고 애절함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축 늘어진 능수버들은 시간이 멈춘 듯한 지루한 여인의 기다림을 효과적으로 표현했고, 화사한 봄날과 여인의 모습이 조화를 잘 이룬 것 같다. 또 뒷짐을 진 모습은 기다림이 오래 되었음을 나타내 주는 것 같고, 님이 올 것 같은 길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왼쪽 발을 살포시, 그러나 매우 긴장되게 들어 올린 모습이 여인이 초조해 하고 있음을 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 그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매우 아름다운 그림이다. 비록 그림을 그린이가 풍기가 문란함을 위해 그린 것이라고 하지만 그 그림을 접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도 그린이의 의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굳이 사회적 상황에 맞게 해석하라면 오히려 소박한 평민 아낙네의 지고지순한 기다림의 모습으로 풍기 문란한 양반들의 아녀자들에게 반성하고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그린 그림이라고 답변하고 싶다. 또 요즘같이 이혼율이 급증하고 단 1초의 여유도 없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 그림은 어쩌면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부부의 의미와 기다릴 줄 아는 여유를 선사해 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마저 든다.

 

내가 이 작품을 보는 순간 마음이 찡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어머니가 생각나서이다. 중학교 사춘기 시절 그냥 집이 싫고 학교가 싫었을 때 이유 없이 부모님께 화만내고 짜증만 내며 속을 썩여드렸다. 그런 나 때문에 어머니께선 일도 그만두시고 방과 후 꼭 학교 정문 근처에서 내가 집에 들어오도록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언제나 나를 기다리셨던 모습이 그림속의 여인네와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 이 그림을 보고 있으니깐 그때의 기억이 생각나면서 추억이라면 추억이라고 해야 하는 중학교 사춘기시절을 회상해 본다. 그래서 불륜의 이유로 애타게 님을 기다리고 있는 이 여인에게 배신감이 더 컸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유를 막론하고 바라보고 또 볼수록 멋스러운 그림이 아닐 수 없다. 그림을 한참 보다가 또 하나의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이 그림의 제목은 과연 누가 지었을까 라는 것이었다. 신윤복 선생이 그린 직후 지어낸 제목일까? 아니면 이 그림을 본 후세사람들이 지은 제목일까? 내가 이 그림을 보고 만약 다른 이름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해서 잠시 고민해 보았지만 기다림이란 제목만큼 이 그림을 간결하고 확실하게 표현해 주는 제목은 없다고 생각한다. 말과 글이 아닌 한 폭의 그림으로 그보다 더한 감명과 생각, 여운을 줄 수 있다는 것에 정말 세삼 놀라게 되었고, 아무래도 당분간의 이 그림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다. 비록 신윤복 선생이 의도한 불륜을 목적으로 사랑하는 님을 가슴 설레이며 초초하게 기다리는 풍자적인 시각이 아니라 약간의 다른 시각으로 그림을 바라보고 의견을 펼쳐보았다. 그러나 그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 생각한다. 감상하는 이가 그 작품을 보고 충분히 느끼고 감동을 받았다면 그것이 진정한 작품의 의미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시작은 레포트 때문이었지만 이번을 계기로 미술작품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질 것 같고 더 나아가 내안의 또 다른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울러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도 꼭 드리고 싶고 이상으로 신윤복 선생의 기다림을 감상한 레포트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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